최후의 만찬 (The Last Supper)

레오나르도 다 빈치 (Leonardo da Vinci)

##관계와사랑 #신화와상징 #감미롭고따뜻함 #사실적묘사 #관찰자적시선

국가: 이탈리아

소장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Santa Maria delle Grazie)

감상 포인트

  • 13명의 인물 배치: 예수를 중심으로 6명씩 좌우에 나뉘어 앉아 있으며, 각 인물의 표정과 몸짓을 하나하나 관찰하면 극적인 순간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 예수의 고요함과 제자들의 격렬한 감정: 대비를 통해 예수의 신성함과 인간의 혼란스러운 감정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 원근법과 구도: 예수 뒤의 세 개의 창과 수렴하는 선들은 모두 **중심점(예수의 머리)**로 향해 있어, 시선이 자연스럽게 집중되도록 합니다.

  • 빛과 어둠의 사용: 유다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와 예수 뒤의 밝은 창은 선과 악, 믿음과 배신의 상징적 대비로 작용합니다.

'최후의 만찬'은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한 마지막 식사의 순간을 섬세한 심리 묘사와 극적인 구도로 그려낸, 인간 내면과 신성함이 공존하는 르네상스의 걸작입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예술가이자 과학자, 발명가이자 사상가로, 르네상스 시대의 전형적인 ‘전인적 인간(호모 유니베르살리스)’ 이었습니다.

그는 단지 그림을 잘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근육, 감정, 움직임, 빛의 반사까지 연구하며 그림 속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시각화’하려 했습니다.

'최후의 만찬'은 1495년부터 약 3년에 걸쳐, 밀라노의 수도원 식당 벽에 그려진 벽화입니다. 이 장면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밤,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식사를 하던 중, “너희 중 한 명이 나를 배신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충격적인 순간을 그린 것입니다.

라파엘로가 철학자들을 지성의 공간에 모았다면, 레오나르도는 감정이 폭발하는 한 순간에 집중했습니다. 그림 속 제자들은 모두 예수의 말을 듣고 충격, 분노, 의심, 슬픔 등의 감정을 드러내며 서로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이런 심리적 표현과 손동작, 얼굴의 표정이 이 작품의 백미이며, 관객이 각각의 제자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만듭니다.

가장 오른쪽에는 가롯 유다가 어두운 그림자 아래 앉아 있고, 놀란 듯 움찔한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그의 손은 돈 주머니를 쥐고 있고, 얼굴은 어둠 속에 반쯤 가려져 있어 배신자라는 상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반면, 예수는 중앙에 고요히 앉아 있으며, 그의 머리 위에 있는 아치형 창문과 빛은 신성함과 평온함을 강조합니다.

놀라운 점은 이 벽화가 진짜 ‘프레스코(습식 벽화)’ 방식이 아니라, 레오나르도가 실험한 새로운 기법(건식 벽화)으로 그려졌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벽화는 빠르게 훼손되었고, 오늘날의 모습은 수많은 복원 작업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최후의 만찬'은 종교화이면서도, 인간의 내면을 가장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누구나 믿음을 가졌지만, 감정에 흔들릴 수 있고, 진실 앞에서 갈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그림은 조용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을 감상하면서 각 인물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나는 누구에게 공감이 가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도 깊은 감상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