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법정 스님 작가
#내면과자아 #자연과생명 #치유와위로 #잔잔하고고요함 #미니멀한표현 #감미롭고따뜻함
가장 크게 채우는 길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온전히 비우는 데서 시작된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단순히 '아무것도 갖지 말라'는 가르침이 아닙니다. 그것은 소유라는 굴레에 갇혀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풍요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맑은 샘물처럼 일깨워주는 영혼의 지침서입니다. 스님의 간결하고 투명한 문장 속에는, 더 많이 가지려는 욕망이 오히려 우리를 얼마나 공허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그 가르침의 정수는 한 그루의 난초 이야기 속에 오롯이 피어납니다. 스님은 귀하게 얻은 난초 한 그루에 온 마음을 쏟습니다. 햇볕은 알맞은지, 물은 부족하지 않은지, 애지중지하며 정성을 다하는 시간은 기쁨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이내 집착이라는 족쇄가 되어 스님의 마음을 옭아매기 시작합니다. 먼 길을 떠나게 되면 난초 걱정에 발걸음이 무거워졌고, 난초에 대한 근심은 일상의 평온을 흔드는 그림자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스님은 깨닫습니다. 자신이 난초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난초가 자신을 붙들고 있다는 사실을. 그 순간, 스님은 그토록 아끼던 난초를 선뜻 다른 이에게 건네줍니다. 그리고 마음속 응어리가 스르르 풀려나가는 듯한 해방감을 느낍니다. 홀가분함, 깃털 같은 자유. 그것은 소유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찾아오는, 더없이 충만한 마음의 상태였습니다.
이 난초 이야기는 비단 화분 하나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스님은 소유의 대상을 물건뿐만 아니라 지식, 명예, 심지어는 내가 옳다고 믿는 생각까지 확장시킵니다. 우리가 무언가에 '내 것'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순간, 그것은 영혼을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 됩니다.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은 것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우리는 소유물의 노예가 되어버립니다.
『무소유』는 우리에게 ‘필요한 가난’을 말합니다. 이는 궁핍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갖지 않음으로써 정신의 공간을 넓히고, 그 비어 있는 공간을 사색과 평화, 그리고 본질적인 가치로 채우라는 초대입니다. 텅 빈 방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듯이, 비워낸 마음만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소유하라고 부추깁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마음은 더 허기지고 불안해집니다. 『무소유』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비우고 있는가, 아니면 갇혀 있는가. 그 담백한 질문 앞에,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로 향하는 문을 발견하게 됩니다.
※ 해당 작품(무소유)은 저작권 보호 대상 작품입니다. 전체 내용은 온라인 서점 또는 전자도서 플랫폼에서 구매 및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