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씨남정기
김만중
#권선징악 #처첩갈등 #가정과음모 #시련과극복 #극적이고긴장감넘침 #교훈적
진실은 잠시 가려질 수 있어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김만중의 『사씨남정기』는 한 가정 안에서 벌어지는 선과 악의 치열한 싸움을 통해 이 진리를 증명해 보이는 이야기입니다.
명나라 시대, 높은 벼슬을 지낸 유현의 아들 유연수는 어질고 현숙한 사씨 부인과 결혼하여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이룹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없다는 것이 유일한 흠이었죠. 후사를 잇기 위해 유연수는 교씨를 첩으로 들입니다. 아름다운 외모에 간교한 속내를 감춘 교씨는 조용하던 유씨 집안에 불어닥칠 폭풍의 전조였습니다.
교씨는 온갖 아양과 거짓말로 유연수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사씨를 모함하기 위한 끔찍한 계략을 꾸밉니다. 흉악한 자객을 매수해 사씨를 해치려 하고, 부정을 저질렀다는 누명을 씌우며 끝내 유연수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듭니다. 현명함이 흐려진 유연수는 결국 조강지처인 사씨를 내쫓고, 교활한 교씨를 정실부인의 자리에 앉히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릅니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쫓겨난 사씨는 억울함과 고통 속에서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시련을 겪지만, 굳건한 덕과 인품으로 묵묵히 자신의 결백을 지켜나갑니다. 한편, 집안을 차지한 교씨의 악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정부와 짜고 유연수마저 모함하여 귀양을 보내고, 집안의 모든 재산을 차지하려 합니다.
귀양지에서 비로소 모든 것이 교씨의 계략이었음을 깨달은 유연수는 땅을 치며 후회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 유연수는 우여곡절 끝에 사씨와 기적적으로 재회하고, 마침내 교씨의 모든 죄악이 천하에 드러나게 됩니다.
교씨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유연수는 누명을 벗고 다시 벼슬에 오릅니다. 그는 깊은 용서를 구하며 사씨를 다시 아내로 맞이하고, 비바람이 휩쓸고 간 집안은 마침내 제자리를 찾고 평화를 되찾습니다.
『사씨남정기』는 한 남자의 어리석음이 불러온 가정의 비극과, 그 속에서도 끝까지 덕을 잃지 않은 한 여인의 고결한 승리를 그린 소설입니다. 이 이야기는 선은 반드시 악을 이긴다는 '권선징악'의 교훈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이 진정으로 옳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강렬하게 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