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귀한 선물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기꺼이 내어주는 사랑 그 자체이다.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가난하지만 서로를 지극히 사랑하는 한 젊은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사랑과 희생의 의미를 가장 아름답고도 역설적인 방식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크리스마스이브, 빠듯한 살림 속에서 남편을 위한 선물을 고민하는 아내 '델라'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델라는 1달러 87센트라는 초라한 돈을 손에 쥐고 깊은 시름에 빠집니다. 이 돈으로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남편 '짐'에게 걸맞은 선물을 도저히 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초라한 아파트에는 자랑할 만한 것이 단 두 가지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는 짐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번쩍이는 금시계였고, 다른 하나는 폭포수처럼 무릎 아래까지 흘러내리는 델라의 아름다운 갈색 머리카락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델라는 결심을 굳힙니다.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거리로 나가, 자신의 가장 큰 자랑거리였던 머리카락을 잘라 팝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짐의 금시계에 어울리는, 단순하지만 품격 있는 백금 시곗줄을 삽니다. 그녀는 남편이 더 이상 낡은 가죽끈 대신 이 멋진 시곗줄을 보며 얼마나 기뻐할지를 상상하며, 짧아진 머리에 대한 슬픔을 애써 감춥니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온 짐은 짧은 머리의 델라를 보고는 분노도, 실망도 아닌 기이하고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봅니다. 델라는 남편이 더 이상 자신을 아름답게 보지 않을까 봐 두려워하며, 머리를 자른 이유를 필사적으로 설명합니다.

잠시 후, 짐은 멍한 표정에서 깨어나 품에서 선물을 꺼내 델라에게 건넵니다. 델라가 포장을 뜯자, 그 안에는 그녀가 오랫동안 창가에서 넋을 잃고 바라보던, 값비싼 거북 등껍질로 만든 아름다운 머리빗 세트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녀의 길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완벽하게 장식해 줄 바로 그 빗이었습니다.

델라는 선물을 보고 기쁨의 탄성을 지르다가, 이내 자신의 짧아진 머리를 보며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리고 이내 마음을 추스르며,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짐에게 내밉니다.

"자, 이제 당신 시계를 이리 줘 봐요. 이 시곗줄을 달면 어떤 모습일지 보고 싶어요."

하지만 짐은 아내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말합니다.

"델라, 우리 크리스마스 선물은 당분간 잘 보관해 두자고. 지금 당장은 쓸 수가 없어. 나는 당신의 빗을 사기 위해, 내 시계를 팔았거든."

그 순간,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봅니다. 그들의 손에는 이제 쓸모없게 되어버린 선물이 들려 있었지만, 그들의 마음은 세상 그 어떤 부자보다도 충만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보물을 기꺼이 희생했던 것입니다.

오 헨리는 이 어리석지만 현명한 젊은 부부를, 아기 예수에게 선물을 바쳤던 동방박사(Magi)에 비유합니다. 동방박사들은 지혜로운 사람들이었지만, 델라와 짐이야말로 진정으로 가장 현명한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의 선물은 물질이 아닌, 서로를 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아낌없이 바친 순수한 사랑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정한 선물의 가치는 가격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희생과 사랑의 크기에 있다는 것을 따뜻하게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