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끔찍한 괴물은 어둠 속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영혼 속에서 길러져 마침내 우리 자신을 집어삼키는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는 내일이면 사형을 당할 한 남자가, 어떻게 자신의 영혼이 서서히 파멸에 이르렀는지를 고백하는 섬뜩한 독백입니다. 그는 독자를 자신의 광기 어린 내면으로 끌어들이며, 인간 영혼의 가장 어두운 심연을 남김없이 드러냅니다.

화자는 본래 동물을 지극히 사랑하는 온순한 사람이었으며, 특히 영리한 검은 고양이 '플루토'와는 깊은 교감을 나누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과음'이라는 악마가 그의 삶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유순했던 성정은 폭력과 변덕으로 물들어갑니다. 어느 날 밤, 술에 취해 이성을 잃은 그는 자신을 피하는 플루토에게 알 수 없는 분노를 터뜨리며 주머니칼로 고양이의 한쪽 눈을 도려냅니다.

그는 이 행위를 단순한 분노가 아닌, '심술궂음(perverseness)'이라는 인간 내면의 뒤틀린 충동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그것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인 줄 알면서도,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저지르고야 마는 파괴적인 욕망이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애꾸눈이 된 플루토는 그에게 살아있는 죄책감의 상징이 되었고, 그는 이 불편함을 견디지 못해 결국 플루토를 나무에 목매달아 죽입니다.

그날 밤, 그의 집에 원인 모를 불이 나고, 기이하게도 새로 칠한 벽 한 면에 목매달린 거대한 고양이의 형상이 낙인처럼 새겨집니다. 공포에 시달리던 그는 얼마 후, 죽은 플루토와 꼭 닮았지만 가슴에 교수대를 연상시키는 기괴한 흰 털 무늬가 있는 또 다른 고양이를 만나게 됩니다. 이 두 번째 고양이는 그의 죄가 형상화된 유령처럼 그를 따라다니며, 그의 공포와 증오를 끊임없이 자극합니다.

비극은 지하실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고양이가 발에 걸려 넘어질 뻔하자, 그는 도끼를 들어 고양이를 내리치려 합니다. 그의 아내가 필사적으로 그를 막아서는 순간, 그의 악마적인 분노는 아내에게로 향하고, 그는 주저 없이 아내의 머리에 도끼를 내리꽂아 살해합니다.

그는 완전한 냉정 속에서 아내의 시체를 지하실 벽 속에 미장하여 완벽하게 숨깁니다. 며칠 후 경찰이 집을 수색하지만 아무런 흔적도 발견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완전 범죄에 도취한 그는, 오만하게도 경찰들 앞에서 지하실 벽의 견고함을 자랑하며 지팡이로 바로 그 벽을 두드립니다.

바로 그 순간, 벽 속에서 인간의 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 지옥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섬뜩한 울음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경악한 경찰들이 벽을 허물자, 그 안에서 끔찍하게 부패한 아내의 시체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 머리 위에는, 붉게 벌린 입과 불타는 듯한 한쪽 눈으로 그를 응시하는 검은 고양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가 함께 묻어버린 죄악의 증거가, 그의 파멸을 알리는 비명을 지른 것입니다.

『검은 고양이』는 결국 외부의 악령이 아닌, 인간 내면에 도사린 '심술궂음'과 죄책감이 어떻게 한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섬뜩한 심리 공포 소설로, 우리에게 자신의 영혼 속에 잠든 괴물을 경계하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